지난 해 있었던 제4차 한-아프리카 산업 협력 포럼
대표적인 자원 빈국인 한국은 해외 자원 개발에 대한 관심이 최근 부쩍 높아졌다.
요즘 해외 자원 개발과 관련해 발생했던 정부의 각종 비리 의혹들로 언론이 떠들썩하다. 나는 늘상 터지는 스캔들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고, 관심을 갖고 싶지도 않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 것이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이겠지만, 오늘 글에서는 이 문제의 다른 측면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나는 해외 자원 개발이, 자원 개발국이 아닌, ‘자원 개발 유치국’에게 어떠한 정치·경제적 함의를 갖는지에 대해 생각해봤다.
Three options that they can choose
자원 개발 유치국은 대부분, 아니 모두가 개발도상국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원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과 자본을 가지고 있는 국가들은 굳이 외국의 정부나 회사를 유치해서 자원을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외부 간섭의 수준에 따라 개괄적으로 분류할 때, 이들 개발도상국들은 자원 개발을 위한 3가지 옵션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노동 집약적인 경제 성장의 고통을 충분히 체감하고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개도국들이 자신이 가진 부존 자원만을 이용하여 자원을 개발하는 방법이다. 이들은 부족한 기술과 자본을 풍부한 노동력으로 상쇄하면서 자원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대부분의 대한민국 남성들이 군대에서 경험했겠지만, 제설 장비가 부족하여 매년 겨울 대대원 전체가 눈삽과 빗자루를 들고 눈을 치우는 진풍경은 노동력이 기술과 자본을 대체하는 피부에 확 와닿는 예가 될 것이다.
두 번째는 개도국들이 국제개발은행(IBRD)이나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의 자본 지원을 받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국제기구의 지원을 통해 개도국들은 자본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 국제기구의 지원은 조건적(conditional)이다. 즉, 개도국은 자원 개발 방식이나 수익 분배 방법 등 자원 개발과 관련한 제반 정책에 있어 국제기구의 간섭을 수용해야 한다. 물론 국제기구의 간섭이 개도국의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면, 국제기구의 지원은 정책 개발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개도국에게 최고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우리에게 친숙한(?) IMF의 경우를 살펴보자. 요즘은 다소 변화가 감지되고 있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IMF는 구제 금융을 제공하면서 ‘고금리를 통한 인플레이션 억제’라는 획일적인 정책적 조언만을 제공했다.
한편, 선진국의 차관을 도입하는 것도 자본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차관 제공국이 제시하는 condition을 수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국제기구의 지원과 일맥상통하다고 말할 수 있다.
자원 개발을 위해 개도국이 고려할 수 있는 세 번째 옵션은 매각 혹은 장기 임대 계약 등을 통해 외국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자본이 부족한 개도국 정부에게는 가장 매력적인 옵션이다. 개도국 정부는 단 한 푼도 투자하지 않고 단기간에 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자원에 대한 개도국 정부의 주권이 영원히, 최소한 상당 기간 상실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개도국 입장에서는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대안이 될 수도 있다1. 물론 자원 개발 수익이 장기적인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한 투자 재원으로 사용된다면 세 번째 옵션은 가장 현실적이고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거의 모든 경우 자원 개발 수익이 다른 곳으로 전용되어 문제가 되고 있다.
The reality is......
그렇다면 개도국 정부들은 위의 3가지 대안 중에서 어떤 대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을까? 아쉽게도 세 번째 대안을 선택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이는 세 번째 대안이 투자국과 투자 유치국 모두의 니즈에 가장 잘 부합하기 때문이다.
투자국과 투자유치국의 니즈에 맞는 최선의 선택이
양 당사국 국민들의 입장에서도 언제나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투자국은 안정적인 자원의 확보가 가장 큰 니즈이다. 자원 생산지의 정치적 상황이나 변동성이 큰 환율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자원을 확보하는 데에는 세 번째 옵션만큼 매력적인 옵션이 없다. 한편, 투자 유치국이 필요한 것은 자본이다. 개도국으로서는 세 번째 옵션을 선택하여 투자국으로부터 선행 투자금을 받을 수 있고, 이를 세금 감면이나 인프라 구축 등에 사용하여 정치적 지지도를 끌어 올리고 국가의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1960년대 구 식민지 국가들이 거의 모두 해방된 이후 세계 도처의 개도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자원 개발은, 세 번째 옵션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이러한 형태의 자원 개발은 개도국 내부의 불투명성, 그리고 부패가 만연한 정치적인 현실 때문에 아쉽게도 개도국의 성장 동력을 좀먹고 개도국 국민들의 생활 수준을 퇴보시키는 경우가 많다.
to be continued...
- 물론 국제법의 시각에서 볼 때, 이러한 매각 계약 등으로 국가의 주권이 상실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는 여전히 매각한 자산을 다시 국유화(nationalization)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하지만 이러한 국유화에 대해서는 BIT나 기타 국제법 상의 원칙에 의한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여야 하며, 국유화를 단행한 국가는 국제 정치적으로 많은 후유증을 겪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매각 계약 등을 체결한 순간부터 개도국의 주권은 '사실상' 제한될 수밖에 없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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